
최근 뮤지컬 <전설의 리틀 농구단>에서 활약한 조현우, 안지환, 황순종 세 배우를 만나서 인터뷰를 나눴습니다. 극 중 친구로 나왔던 사이인 만큼 친근하고 활기찬 분위기로 인터뷰와 촬영을 진행했습니다. 곧 업데이트 될 영상스케치는 매거진 두시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해보세요.

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려요.
안지환: 저는 배우 안지환입니다.
황순종: 와, 스스로 배우라고 말하기 쉽지 않은데. (웃음)
안지환: 배우지.
조현우: 그럼.
조현우: 저는 데뷔한 지 10년 차지만 이제 사람들이 신인이라고 불러주는 배우 조현우입니다.
황순종: 저는 오늘 데뷔한 지 170일 된 배우 지망생이고요. (웃음)
조현우: 그럼 나는 며칠이나 된 거지? 3,600일은 넘었겠는데? 왜 배우지망생이야?
황순종: 스스로 배우라고 말하기엔 아직 부끄러워서요.

세 분 다 최근 <전설의 리틀 농구단> 서울 공연을 끝내셨는데 요즘 근황은 어때요?
황순종: 학교 열심히 다니고 있고요. 곧 있을 뮤지컬 독회를 연습하고 있습니다.
조현우: 저는 지금 뮤톡콘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상태입니다.
안지환: 저는 <여신님이 보고 계셔> 연습 중이에요. 11월 중순에 올라갈 예정인데 많이 어렵네요.
조현우: 많이들 보러 와달라고 해. (웃음)
안지환: 진짜 진짜 열심히 하고 있으니 많이 보러 와주세요!

처음에 연기를 꿈꾸게 된 인물이나 작품에 대해 듣고 싶어요.
조현우: 데뷔한 지 170일 된 사람부터 얘기해. 얼마 안 됐으니까 기억이 잘 날 거 같아.
황순종: 배우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, 초등학교 5학년 때예요. 어쩌다 정글짐이라는 영어 뮤지컬을 하게 됐는데, 그때 이후로 장래 희망 적는 칸에 항상 ‘배우’라고 썼어요. 막연하게. 그러다가 고등학교 3학년이 되니까 엄마가 진짜 배우 할 거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. 그렇게 연기 배우러 상경해서 대학교에도 입학했고요. 하지만 본격적으로 무대에 대한 꿈을 갖게 된 건 군대에서예요. 원래는 박효신 배우… 그러니까 대장님의 팬인데, 영상을 찾아보다가 자연스럽게 뮤지컬 영상을 보게되었어요. 그때부터 뮤지컬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가지 영상을 찾아봤어요. 뮤지컬이 클래식한 것밖에 없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 때 뮤지컬에도 내가 하고 싶었던 음악들이 많구나, 라고 느꼈어요. 전역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 외부활동 제한이 풀리면 뮤지컬을 제일 먼저 해봐야지. 다짐했었죠.
조현우: 저는 5학년 때는 아니지만, 저 또래의 뮤지컬 하시는 분들이라면 거의 비슷할 거예요. <지킬앤 하이드>의 조승우 배우를 보고, ‘저 역할은 언젠가 꼭 해보고 싶다.’ 라는 생각을 했었어요. 대부분 어렸을 때부터 꿈을 키웠겠지만 저는 20살이 넘어서 결심했었거든요. 말하기 부끄럽지만, 법학과로 진학했다가 진로를 바꿔서 뮤지컬 과에서 다시 공부하게 됐죠.
안지환: 저는 솔직하게 기억이 잘 안 나요. 예전부터 공부는 아닌 거 같다고 생각했어요. 제가 학생 때 공부를 엄청 열심히 했었거든요. 근데 그게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 거예요.
황순종: 공부 잘했을 거 같아.
안지환: 잘한 적도 있었지. 하지만 제일 친한 친구가 천재였거든요. 같이 공부를 해도 걔는 전교 1등을 하는 거예요. 그 친구의 템포에 맞추다 보니 저는 점점 떨어지는 거 같고… 그때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했었죠. 제가 노래하는 걸 좋아했었거든요. 주변에서도 노랠 잘한다고 많이 해줬었고요. 그래서 진짜 잘하는 줄 알고 대학 진로를 고르다가 이 분야에 들어오게 된 거 같아요. 내가 이런 걸 하면 잘할 수 있을 거 같은데. 하고. 배우에 대해 욕심을 갖게 된 건 오히려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예요.

새로운 작품을 할 때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게 되는지.
황순종: 현우 형 먼저 말해. 나 아직 두 작품 밖에 못 해봐서 잘 모르겠어. (웃음)
조현우: 이건 아마 사람마다 다 다를 텐데, 저 같은 경우는 제 모습에서 찾으려고 노력을 해요. 분명히 캐릭터가 저랑 똑같을 수는 없지만 내 안에 있는 다른 모습들이 저 캐릭터가 될 수도 있겠다는 가정하에 발전시키게 되는 거 같아요. 제 안에서 많이 찾고, 제 경험에서 많이 참고해서 만들어가려고 하고 있어요. 예를 들어 <전설의 리틀 농구단>의 승우는, 제가 처음 봤을 땐 되게 리더쉽 있고 멋있다고 생각했는데, 저는 그렇지가 않은 거예요. 그래서 예전부터 만난 친구들에게 내가 17살 때 같이 농구 하던 때에 나는 어땠는지 장문으로 써서 보내라고 했죠. (웃음) 다행히 친구들이 보내주더라구요. 처음엔 난 이렇게 멋있는 사람이 아닌데? 싶었지만 친구들이 보내준 제 모습에서 열심히 하고, 열정적으로 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됐어요. 그리고 실제로도 제가 고등학교 때 농구를 너무 좋아했거든요. 전체적으로 그런 제 모습에서 승우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해요. 그 영향으로 공연장에서도 제가 나서서 분위기를 으쌰으쌰 했던 거 같아요.
안지환: 대본을 받아보면 다 첫인상이 있는 거 같아요. 대본의 첫인상도 있고, 인물의 첫인상도 있고. 저는 그 첫인상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. 그 다음으론 저와 비슷한 모습을 생각해보고요. 저는 전설의 리틀 농구단 대본을 받아본 지가 되게 오래됐지만, 처음 봤을 땐 다인이가 되게 아이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. 애들 중에서도 유독 천진난만한 아이 있잖아요. 그런 부분을 부각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. 석구도 비슷하게 순수하다는 느낌이었고요. 거짓말을 잘 못 할 거 같은 느낌? 저는 사실 뭐든지 티가 잘 안 나는 편이라… 그래서 오히려 제가 가진 정반대의 모습에서도 생각해보려고 해요.
황순종: 저는 작품적으로는 흐름을 이해하려고 해요. 저는 이 캐릭터가 어떤 흐름에 있고 그중에 어떤 역할을 하는가를 중점적으로 보고요. 그게 좀 확실해지면 나 자신에서부터 출발하게 되는 거 같아요. 이 캐릭터가 느끼고 있을 부분과 나와 비슷한 부분을 먼저 캐치하고요. 그리고 사실 본인이 본인을 잘 안다고 말하기가 어렵잖아요. 그래서 생활하면서도 ‘어, 내가 방금 한 행동이 지훈이 같은데?’ 싶은 점이 있으면 찾아내서 적용해요. 그리고 저는 캐릭터가 최대한 매력 있게 보이려고 노력해요. 배우로서의 제 꿈도 그렇고요. 작품을 보고 나면, ‘와 연기 진짜 잘한다!’도 좋지만, ‘저 배우 되게 매력있다’는 얘길 듣고 싶어요.
조현우: 아냐, 너 매력있어. 자신감을 가져! 왜 눈치를 봐.
안지환: 그치, 매력있지.
그럼 일상 중에 이 행동 지훈이 같은데? 라고 생각이 든 본인의 행동은 뭐였나요?
황순종: 문 워크도 있었고…
조현우: 공연 전에 퇴장하면서 문 워크를 하고 싶다고 얘기하더라고요. 원래는 승우와 다인, 지훈이 동시에 퇴장하는 장면이었지만 ‘그럼 우리가 먼저 빨리 나가줄게!’ 해서 그 장면이 만들어졌어요.
안지환: 순종이가 좀 멋있어요. 그거 자체가 지훈이 같아요. 예를 들어서 음료 한 잔을 마셔도 남들보다 좀 멋있게 마셔요.
황순종: 아니야.
조현우: 자기는 아니라고 하는데 이렇게 멋있게 마신단 말이에요. (웃음)
황순종: 아니야. 내가 언제 이렇게 먹었어.
조현우: 그런 매력 있는 태도가 있어요.
안지환: 타고난 멋쟁이죠.
황순종: 마지막에 그냥 다 같이 신나는 느낌으로 나가기보단 됐어! 나는 내 역할 다 끝났다 싶은 느낌으로 나가고 싶어서 생각하다 보니 문 워크를 하게 된 거예요.

그렇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매력 포인트는?
조현우: 먼저 얘기해주세요.
황순종: 그걸 모르겠어요. 제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 뭘까요?
조현우: 제가 먼저 말할게요. 무대 위에서 봤을 때 제가 느낀 저는 밝고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면을 많이 보여주려고 해요. 평소에도 그런 에너지를 가진 사람을 보고 멋있다고 생각할 때가 많아서, 그렇게 보였으면 하고 그게 저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.
안지환: 저는… 약간 불쌍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. (웃음)
조현우: 약간 애늙은이 같은 매력이 있어요! 그리고 챙겨주고 싶은 그런 느낌?
안지환: 아, 저 애늙은이 같다는 말 많이 들어요. 많이 까불거리고 있는데 그렇게 봐주셔서… 그래서 일부러 더 밝아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. <전설의 리틀 농구단>할 때는 더 많이 장난쳤고요. 나중에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렇게 돼서, 마지막 장면에서 다 같이 농구하고 손 모아 구호 외칠 때는 진짜 친구 같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.
조현우: 아까 제가 지환이 보고 애늙은이 같다고 한 건 항상 무대에서 뭔가 여유 있어 보여요. 실제로 여유가 있는지, 없는지는 모르겠는데 (웃음) 보는 사람이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거 같아요.
황순종: 아 저 생각났어요! 어떤 순간이나 상황이든 배우려고 많이 해요. 상대의 장점 캐치도 빠르고요. 그래서 <어나더 컨트리> 할 때도 그렇고 <전설의 리틀 농구단> 할 때도 그렇고 다 한 명, 한 명한테 배우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.
자기가 가진 부분 중에서 보완하고 싶거나 뛰어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?
조현우: 그건 솔직히 너무 많은 것 같아요. 항상 느끼는 게 ‘내가 잘 못 하는구나’ 예요. 실력이 좀 늘었다고 생각했다가도 다음 작품가면 또 부족하고, 그래서 계속 배워가는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.
안지환: 배우는 항상 본인에게 의심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. 나의 연기에 100%의 확신을 가지고 하는 순간이 사실 아주 적거든요. ‘아 오늘의 나는 모든 대사와 내 연기에 확신을 가지고 했다.’ 그런 생각이 조금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. 이런 부분들이 좀 더 견고해진다면 제 자신도 기쁠 텐데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아요.
황순종: 단점이라고 해야 할지 장점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저는 생각이 너무 많고, 스스로한테 좀 채찍질을 많이 해요. 아마 형들도 알 텐데, 제가 공연 끝나면 맨날 물어봐요. ‘오늘 나 여기서 이렇게 했는데 어땠어?’ 라든가, ‘노래 괜찮았어?’ 이런 식으로요. 공연이 끝나고 나서 스스로 만족스러웠던 적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고요. 연습할 때나 연기할 때도 스스로 부족한 점만 너무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. 그러니까 매번 스스로 의심하게 되고. 집 가서 자기 직전까지 ‘아 오늘 공연 때 거기서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걸’ 하고 곱씹거든요. 그래서 남들이 칭찬해도 칭찬으로 잘 못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.
조현우: 그게 참 어려운 일인 게 스스로 만족할 때가 있더라도 보는 사람은 ‘너 오늘 왜 그래?’라고 할 때도 있어서 너무 주관적인 것 같아요.
황순종: 맞아요. 그런 말에 흔들리지 않고 확신을 가지고 싶어요.

마지막 질문입니다. 앞으로 이루고 싶은 배우로서의 목표나 꿈은 무엇인가요.
황순종: 행복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. 첫 번째로는, 제 자신도 연기를 행복하게 하고 싶고요. 두 번째로는 제 연기를 보시는 분들이 느끼는 감정은 다 다르겠지만, 결국엔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
조현우: 저는 되게 단순한 것 같아요. 지금 하는 게 저한테 가장 행복한 일이거든요. 이 행복한 일을 하면서 평생 먹고 살고 싶어요. 좋은 사람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, 그냥 이 일을 평생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.
안지환: 저는 공감을 줄 수 있는 배우요. 제가 영화나 공연을 보면서 가장 위로받는 순간이 ‘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…’ 할 때거든요. 그래서 제가 공연을 하면서도 스스로 위로받을 때가 있어서 좋거든요. 최근 <전설의 리틀 농구단>에서는 학창 시절에 대해서도, 그리고 현재의 종우한테도 두루두루 공감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.
Commenti